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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를 팔면서, 섭섭하다고 말하는 손님보다 더 많은 섭섭함을 느끼게 될 때... 작성자_ 오부장
2011-06-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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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7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오늘은, 어제 출고했던 신형 SM5의 명의이전이 완료 된 자동차등록증과 이전후의 잔액을 손님께 보내드렸습니다.

새롭게 바뀐 자동차등록증과 이전에 사용했던 영수증들은 등기로 발송을 해 드리고, 남은 이전잔액은 손님의 은행계좌로 송금을 시켜드렸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제가 잠시 착각을 하는 바람에 실수로 9,000원을 더 보내고 말았습니다.

만일 9만원을 더 보냈던라면 당연히 다시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을테지만, 고작 9천원을 가지고서 다시 보내달라고 하기가 참 민망해서 손님께 문자를 넣어 드렸습니다.

"제가 실수로 9천원을 더 보냈습니다. 다시 보내주실 필요 없이 오늘 저녁 식구들과 맛난 저녁식사 하시고요. 남은 돈이 있거들랑 불우한 이웃돕기에 써 주시길 바랍니다... ^^*"

잠시 후, 손님으로부터 고맙다는 미소섞인 답장이 왔는데요. 손님의 식구들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맛난 저녁식사를 하셨을꺼라는 생각을 하니, 글을 쓰는 지금도 저는 기분이 흐믓하기만 합니다. 돈이 부족해서 불우이웃까지는 도울 수가 없으셨다면 그건 어쩔 수 없고요... ㅡㅋ

 

중고차 딜러라는 직업은 일주일 내내 출근을 하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은 없습니다.

출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 뿐, 출근이 늦거나 이른 퇴근을 하더라도 딱히 다른 사람들(사장님이나 주변 동료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편한 직업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나태함이 극에 달한 일부 딜러들은 결국 망가져 버리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그래서 저의 경우엔 나름의 기준을 정해 놓고 일을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출근은 오전 10시까지 하고, 퇴근은 오후 5시 이후에 할 것이며, 쉬는 날은 매주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빨강날)만 쉬는 것으로 나름의 기준을 정해 놓았습니다. 어차피 오전 10시 이전에는 딱히 할 일이 없고, 오후 5시 이후에는 이미 매장에 오셨거나 오신다는 손님이 없다면 굳이 남아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중고차 매매단지는 1년 365일 거의 쉬는 날이 없기는 하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의 경우에는 키를 갖다주시는 마당장님들께서 쉬기 때문에 일을 하기도 많이 불편하고, 결정적으로 저도 사람인지라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맘편히 쉬기로 작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대신, 토요일(놀토 포함)까지는 평일과 똑같은 조건으로 일을 하고요...ㅎㅎ)

 

오늘은 평일이었지만 개인적인 볼 일들이 좀 있어서 출근은 하질 못했었습니다.

평일에만 일을 볼 수밖에 없는 은행과 보험회사의 업무들인지라 큰맘 먹고 하루를 쉬기로 했던 것인데요. 원래는 진작 일들을 봤었어야 했지만 그동안 좀처럼 시간이 나질 않았던 상황에서 오늘은 마침 예약 된 손님도 없었고, 매물지가 나오는 날도 아니었기에 하루를 쉬면서 개인적인 일들을 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계획했던 일정들에 맞춰서 오늘 해야 할 모든 일들을 모두 완벽하게 처리는 했으나, 안타깝게도 오늘 저를 찾아서 매장에 오셨다는 손님 한분은 소홀한 접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매장을 방문하시겠다고 따로 약속을 주셨던분이 없으셨기에 오늘 큰맘 먹고 출근을 하지 않았던 것인데요. 점심 무렵, 매장에 도착을 했는데 어디로 가야지 저를 만날 수 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흠... "저를 보실려면 청량리쪽으로 오셔야 하는데요?" 라고 말씀을 드릴려다가, 괜히 빈정대는 말투 같아서 그냥 개인적인 볼 일이 있어서 출근을 하지 못했다는 말씀만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손님께서는 "매장에 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줄 알는데 섭섭하다" 면서 "이미 매장에 와 있는데 그럼 다른 딜러를 소개시켜 주면 안되겠냐" 고 하시더군요...

나름대로 출퇴근 시간과 쉬는날등을 정해놓고 일을 하는것은 저 스스로가 나태해지지 않기 위한 것일 뿐, 딱히 개인적인 볼 일이 아니더라도 중고차를 매입하러 가거나 기타 외부일을 보다 보면 제가 매장으로 출근을 하지 못하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설령 제가 매장에 있다 하더라도 먼저 오신 다른 손님이 계신다면, 어차피 제가 뫼실 수 있는 여건이 되질 못하기에 손님들께 가급적이면 사전에 통화를 하면서 미리 약속을 잡아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리는 편인데요. 약속도 없이, 연락도 없이 불쑥 오신 손님으로부터 섭섭하다는 말씀을 들으니 저도 섭섭하기는 마찬가지더군요...ㅎㅎ

사실 저희 매장에는 제가 없더라도 저 대신 일을 완벽하게 해 줄 수 있는, 믿을만한 직원들이 몇 명 있습니다. 간혹 제가 바쁘거나 외부의 일을 볼때는 그러한 딜러들을 소개시켜 드리는 편이고, 실제로 거의 대부분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손님은 왠지 소개를 시켜 준 딜러들로부터 괜한 욕을 얻어먹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죄송하지만 매장에서는 지나가는 아무나를 붙잡아도 다 딜러들이니 가장 선하게 생긴 사람을 찾아서 차를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서는 그렇게 통화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손님은 왕인데, 고작 섭섭했다는 손님의 말 한마디에 저도 섭섭함을 느끼면서 손님을 나 몰라라 했었던 것이냐고요?

훗훗~ 절대로 그런것은 아니고요. 혹시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서 제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오늘 불쑥 매장에 오셨다면서 전화를 주신 손님은 일전에도 저와의 약속을 3번 씩이나 어시긴 분이십니다. 그때마다 손님께서는 저에게 아무런 연락도 안주셨었고, 저는 그때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별로 개의치 않아 했었습니다.

그러신 분께서 오늘 제가 매장에 없었다는 이유로 저에게 섭섭하다는 말씀을 하셨으니 오히려 제가 더 많이 섭섭 할 수 밖에요... ㅡㅋ

잘만 하면 저의 고객이 되실 수도 있고, 덕분에 저와 우리 가족들의 생활이 조금 더 윤택 해 질 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을 하면 섭섭함을 느끼면 안되지만, 일기를 쓰면서 낮의 상황을 곰곰히 생각 해 보니 그다지 후회가 되지 않는 것 같네요... ^^*


Manlife 11-06-19 00:13
 
아무리 손님이 왕이지만 지킬 것을 지키지 않는 손님까지 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부장 11-06-21 00:06
 
어머낫!!! 명언이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