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남희부장입니다... 꾸뻑 ^^*

얼마 전, [아무리 손님은 왕이라지만 백성들도 섭섭함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은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의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지난 달 추석 전부터 뉴카랜스를 찾았던 손님이 계셨었고, 손님이 오시기로 했던 날은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던 일요일이었으며, 아는 분의 소개로 연락을 주셨던 분이신지라 모든 스케쥴을 뒤로하고 출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연락도 없이 손님은 오시질 않으셨고, 알고보니 저와 약속을 한 이후에 다른 매장들을 다니시면서 뉴카랜스를 알아보러 다니셨다는 소리를 듣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손님은 다시 뉴카랜스를 알아 봐 달라는 요청을 하셨고, 소개를 시켜주셨던 분의 입장도 있고 해서 전혀 내색은 안하고 다시 차량을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마침 손님의 원하심을 모두 충족 시킬만한 기가 막힌 내용의 뉴카랜스를 찾게 되어 연락을 드렸더니 무척 탐이 나신다면서 하필 또 일요일에 오겠다고 하시더군요...ㅠ,.ㅠ

원래 일요일은 제가 출근을 하지 않기도 하고, 일전에 일요일에 바람을 맞은 기억이 있어서 출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출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토요일 저녁에 손님으로부터 시간이 안되어서 못오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이번엔 못오신다는 연락을 미리 주셨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그런데 몇 일 후, 저도 모르는 중고차 딜러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더군요.

딜러 : 저는 경기도 OO매장에서 근무하는 중고차 딜러인데요. 혹시 뉴카랜스 흰색을 갖고 계신가요?

저 : 뉴카랜스요? 아니요. 저는 카랜스를 갖고있지 않는데요....

딜러 : 제 동생이 그러는데 사장님께서 뉴카랜스를 갖고 계신다고 하던데요?

저 :아... 혹시 그 동생이라는 분이 경북 영주에 사시는 분이신가요? 그 뉴카랜스는 제가 갖고 있는 차량이 아니고 손님의 부탁을 받고 다른 매장에 있는 뉴카랜스를 찾아서 연락을 드렸던 것입니다.

딜러 : 그럼 결국 사장님이 갖고 계신 차는 아니라는 거죠?

저 : 네. 그렇습니다. 손님의 형님께서 중고차 딜러분이신줄은 몰랐네요. 그럼 제가 빠질테니 동생분께 좋은 차량을 구해드리세요...

결국 그 손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차량을 알아 봐 달라는 손님들의 연락을 받고 꽤 괜찮은 중고차를 찾아서 연락을 드리면, 이번처럼 가끔씩 중고차 딜러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들 동생이네, 친척이네, 친구네 하지만 대부분은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는 중고차 딜러들이 확인전화를 하는 것인데요. 만일 정말로 친한 친구나 친척 또는 형님동생의 사이라면 애초부터 믿고서 차량을 알아 봐 달라고 했을텐데, 뒤늦게 불쑥 나타나서 중고차딜러라며 매물의 확인을 요청하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절대로 그러한 친분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의심이 많은 손님들께서 중고차를 사기위해 여기 저기 여러 명의 딜러들에게 연락을 취해놓고 비교를 하다가 어느 딜러로부터 좋은 중고차를 찾았다며 연락이 오면, 순진하게도 다른 딜러에게 재차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기에 이러 이러한 중고차가 있다는데 실매물인지, 가격이 괜찮은지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죠...

사실 일전에도 이와 비슷한 전화들을 받았었습니다.

딜러의 전화를 받고 매장에 차가 있고 내용에 대해서도 다 설명을 해 줬건만, 확인전화를 했던 딜러와 손님의 대화가 휴대폰으로 살짝 들리더군요. "이거 보세요. 그 매물은 없다잖아요."

ㅡ,.ㅡ;;

아마도 당시 그 딜러의 휴대폰이 종료되기 직전에 손님과의 대화가 살짝 들렸던 것 같은데요. 마음 같아서는 바로 전화를 해서 그 딜러에게 욕이라도 한마디 해 주고 싶었지만, 그런식으로 중고차를 파는 딜러들은 눈하나 깜빡 하지 않습니다.

서로 얼굴도 안보이겠다. 어디에서 근무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휴대폰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다른 휴대폰이나 투폰으로 전화를 했을테니 전화를 안받거나 번호를 바꿔버리면 그만일테니까요...

아무리 손님은 왕이라지만 백성의 입장인 중고차를 파는 딜러들도 섭섭함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은 있습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듯이, 만일 입장을 바꿔놓고 제가 돈이 되는 손님과 돈이 되지 않는 손님들을 놓고 비교를 하고 돈이 되는 손님만을 선택 한다면, 과연 돈이 되지 않는 손님의 마음은 어떨까 싶은데요. 예를 들어 중고차를 살지 안살지도 모르는 손님이 먼저 선약을 하고 매장에 오셨는데, 뒤늦게 연락이 닿은 손님께서 약속도 없이 갑자기 매장에 도착해서 제가 골라주는 차라면 어떤것이라도 무조건 산다고 했을 때, 제가 만일 앞서 온 손님을 외면하고 돈이 되는 손님만을 뫼신다면????

만일 제가 진짜로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한다면 손님들께서는 과연 그러한 저를 어떻게 생각 하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