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목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오늘은 아침에 화장실에 앉아서 정확히 4분 27초 동안, 출근을 할까 말까를 고민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부모님께서 다음달 중순경에 경기도쪽으로 이사를 갈 예정이신데요. 어제 형님께서 부모님들을 뫼시고 경기도까지 가서 집을 알아보고 왔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어제 보고 왔던 집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을 최종 계약을 하러 가신다기에 저도 함께 따라서 다녀올까 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오전 일찍 마티즈 수동차량을 판매하신다는 손님과의 약속도 있고, 지난 추석 연휴동안에 주문을 주셨던 손님들의 차량들도 알아봐야 했었기에 아랫배에 힘을 줌과 동시에 출근을 하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희 부모님들께서 앞으로 남은 여생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머무르게 되실 마지막 집이 될지도 모르기에 자식된 도리로서 저도 함께 확인을 하고서 결정을 해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마땅할테지만 그노므 돈이란게 뭔지... 쩝;;
다행히도, 어제 집을 보고 오셨던 형님과 부모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지은지 얼마 되지않은 새 아파트인데다가 지하철역과 바로 인접한 아파트라서 마음에도 들고, 생활하시는데도 별 문제가 없을것 같다며 무척 좋아라 하시더군요...
저희 부모님의 이삿날은 다음달 15일로 최종 결정을 하셨다는데요. 만일 그날도 제가 출근을 하게 된다면, 아무나 저에게 돌을 던져 주시길 부탁드리면서 오늘의 일기를 시작합니다... ^^*
오늘은 99년식 마티즈 수동차량을 하나 매입해서 아는 딜러에게 바로 팔았습니다.
팔아서 돈을 벌었다는 표현 보다는, 얼떨결에 용돈을 주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한데요. 원래는 폐차 쪽으로 가닥을 잡고 마티즈를 매입했던 것이었지만, 우연찮게 바로 옆을 지나던 아는 딜러가 자신이 타겠다며 달라기에 약간의 웃돈을 더 받고 팔게 된 것입니다...ㅎㅎ
오늘 매입한 마티즈는 99년식 수동차량으로 주행거리가 고작 11만키로 밖에 되질 않았고, 타이어도 모두 새것들인데다가, 내외관의 상태가 무척 양호했었습니다. (마음을 비운다면 앞으로 족히 1년 정도는 아무것도 손을 안대고 타도 될 정도로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차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연식이 오래된 수동방식인데다가, 큰 사고는 아니지만 어쨋거나 뒷쪽에 사고의 내용이 있었기에 중고차 매장에서는 시세가 거의 안나오기 때문입니다. (만일 오토라면 몰라도, 특히 수동차량은 더더욱 말이죠...)
오늘 마티즈 뿐만이 아니라, 요즘에는 연식이 좀 오래 된 중고차들 중에서 사고가 있거나 주행거리가 많거나 또는 외관이 많이 긁히고 찌그러져서 상품화에 필요한 비용이 많이 지출될 것 같은 어지간한 중고차들은 가차없이 폐차를 하는 실정입니다.
개중에는 비록 겉으로 보이는 스팩은 안좋지만 그래도 당분간 타고 다니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쌩쌩한 중고차들도 꽤 있는 편인데요. 그런 놈들을 폐차장으로 보낼때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었습니다.
하지만 시세가 대략 100만원 정도 밖에 안나오는 중고차를 생각없이 매입을 했다가는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머금고서라도 폐차를 보낼 수 밖에 없는것이 딜러들의 지금 현실이랍니다...
사실 작년 까지만 해도 이렇게 폐차를 하기엔 아까운 중고차를 구해달라고 하셨던 분들이 꽤 있으셨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딱히 그런 손님들도 없으신것 같은데요. 설령 계신다 하더라도 타이밍을 맞추기도 어렵고, 우연찮게 타이밍이 맞았다 하더라도 원하시는 조건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저의 입장에서도 그러한 조건으로 주문을 주시는 손님들께 신경을 써드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녀석 중에서도, 매입하기에는 답이 없고 폐차를 하기에는 아까운 저렴한 중고차가 나오면 꼭좀 연락을 달라기에 어제 마티즈 손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전화를 해봤더니, 꼴에 또 마티즈는 너무 작다면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전에도 주행거리가 20만km가 넘는 레조가 들어왔길래 물어봤더니 주행거리도 많고 레조는 고장도 많을것 같다며 싫다고 했었고, 주행거리 짧은 쌩쌩한 크레도스가 들어왔길래 물어봤더니 연식이 너무 오래되기도 하고 크레도스는 기름도 많이 먹는다며 또 싫다고 했었거든요.... ㅡㅋ
이거 따지고 저거 따질꺼면 차라리 조금 더 주고서라도 매장에 있는 중고차를 사라며 핀잔을 주기는 했는데요. 그친구의 경제여건이 넉넉치 못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이기에 말은 그렇게 하긴 했지만 앞으로 딱 한번만 더 기회를 줘봐야 겠습니다.
대신, 기껏 구해줬는데 뭐가 작동이 되네 안되네 하면서 따지면 그때는 저의 칼날과도 같은 검지와 중지를 바짝 세워서 그녀석의 콧구멍을 콱 찔러버릴 껍니다... ㅡㅋ
사실 오늘 매입한 마티즈 수동은 정말로 폐차를 시킬 계획으로 매입을 했었습니다.
어제 처음 연락을 받고 손님께서 괜한 기대를 하실까 싶어서 일단 말씀은 폐차 쪽으로 생각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만, 그래도 폐차비 보다 다만 얼마라도 더 챙겨드리기 위해서 아침부터 여기 저기에 전화를 걸어서 조취를 취해 놓았었습니다.
그런데 딜러들마다 하나같이, 사고가 있는 99년식 마티즈 수동을 매입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모양인지 다들 고개를 절레절래 흔들더군요. (부담스럽기는 저도 마찬가지 였고요...ㅎㅎ)
만일 손님께서 약간의 시간이 있으셨다면 다만 얼마라도 더 챙겨드릴수 있는 기회가 있기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가신다는 손님께서는 외국인인 아내분과 유모차에 앉아 있는 이국적인 스타일의 예쁜 아이까지 함께 오셨던 바람에 저로서는 최대한 빨리 마무리를 지어드려야만 했었습니다.
오늘따라 햇볕도 한여름의 햇볕보다 더 따갑게 내려 쬐면서 날씨도 장난 아니게 무덥더군요...
그렇게 폐차비를 드리고서 일단 손님을 보낸 후, 폐차장의 레카를 기다리고 있던 중에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아는 딜러가 마티즈를 보더니만 당분간 자기가 타겠다며 달라더군요...
그래서 손님께 드린 폐차비에 약간의 웃돈을 얹혀 받고 딜러에게 차를 팔게 되었는데요. 사실 조금 더 받은 웃돈은 원래 손님께 드려야 하는것이 맞긴 합니다만, 어찌보면 이것도 저의 능력으로 번 용돈이나 마찬가지 였기에 손님께는 따로 말씀을 안드리고 제가 꿀꺽~ 했습니다...ㅎㅎ
대신 저는, 내일 캐나다로 가시는 손님의 일정에 차질이 없으시도록 오늘 바로 이전을 해드리면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드렸고요. 거기에 썹수로, 캐나다에 가셔서도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실수 있도록 오늘부터 딱 3일간 특별기도를 해 드릴 예정이니 섭섭해 하진 않으시겠죠?
(참고로, 제가 비록 갖고 있는 종교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 기돗발은 잘 먹히는 편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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