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6일 토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남희부장입니다... 꾸뻑 ^^*
중고차를 사고 파는 일을 하다보면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길로 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엇그제 아반떼XD를 출고하면서 있었던 일 인데요. 당시 5만키로 주행의 2003년식 아반떼XD 디럭스 등급 하나와 역시 같은 5만키로 주행의 2004년식 아반떼XD 골드 등급 하나를 놓고, 최종 선택을 하기 직전까지 손님과 제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손님과 제가 고민을 한 이유는, 두 대의 내용이 서로 막상막하인데다가 가격마저도 같았기 때문...
두 대의 내용을 잠시 말씀드리자면, 우선 단순교환도 없는 완전 무사고에 같은 주행거리 그리고 03년식도 2003년 후반에 나온 뉴아반떼XD라 외관의 모습도 똑 같았고, 가격마저도 똑 같았습니다.
다만, 하나는 2004년식 골드 등급이었고 다른 하나는 연식이 하나 낮은 2003년식 디럭스 등급이라는 차이가 있었는데요. 당연히 가격만 놓고 본다면 04년식은 시세에 비해서 다소 저렴한 편이었고, 그에 비해 03년식은 시세에 비해서 다소 비싼 편이었습니다.
사실 같은 가격이라면 객관적인 제원상으로는 당연히 04년식 골드 등급이 우세였기에 손님의 입장에서는 04년식을 마음에 두실 수 밖에 없었고, 전문가적인 입장의 제가 봤을 때에는 전반적으로 03년식의 컨디션이 04년식 보다 훨씬 더 좋아 보였기에 03년식을 팔고 싶었었기에 고민을 하게 된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04년식이 딱히 못난이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인 판단에 의하면 03년식의 디럭스가 등급은 다소 낮았지만 가죽시트를 포함해서 옵션도 부족하지 않게 들어 가 있었고, 연식에 비해 적은 주행거리 답게 딸랑 외관의 광택만 냈을 뿐인데 칠이 자기 칠이어서 그런지 내,외관의 관리상태는 물론 엔진과 밋션의 컨디션이 근래 보기 드물게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그에 비해 04년식 골드는 골드 기본형이라 옵션은 03년식과 거의 비슷했고, 주행거리 역시 연식에 비해 적은 주행거리이긴 했지만 도색의 흔적이 조금 있어서 인지, 외관의 광택은 물론 실내크리닝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딱 와 닿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03년식이 샤워를 막 하고 나온, 화장끼가 전혀 없는 생얼의 여자에 비유를 한다면 04년식은 마치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라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ㅎㅎ
04년식도 분명 일반 사람들이 얼핏 보기엔 그림이었지만, 제가 후한 점수를 주지 못했던 이유는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적은 편이기에 실내크리닝을 할 필요가 없었을텐데도 불구하고 굳이 실내크리닝을 했었다는 것...
부부가 오래 살다보면 뿡~ 소리만 듣고서도 대번에 자기 와이프의 방귀소리임을 알 수 있듯이, 중고차 딜러로 일을 오래 하다보면 그 차량의 과거 용도가 대충 머릿속에 그려지는데요. 04년식의 경우 아마도 비포장이 많은 지방도로나 공사장등에서 운행을 했던 차량이었나 싶습니다.
실내크리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잘 닿지 않는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 안쪽의 먼지들이 아직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면 저의 짐작이 대략 맞을 듯...ㅎㅎ
하지만 결국 손님께서는 04년식의 손을 들어 주셨습니다.
대략 1~2년 정도를 타다가 되파시려는 상황이라면 분명 04년식을 선택하시는게 현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최소 5년 이상을 타신다고 하셨기에 개인적으로는 03년식이 더 좋다는 판단을 했었던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03년식을 강하게 권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객관적인 제원상으로는 분명 04년식을 사는것이 현명 해 보이는데, 자꾸만 03년식을 권해 드리는 저의 모습이 자칫 손님의 입장에서는 <요놈이 혹시 뭔가 꿍꿍이 속이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오해를 하시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무슨 중고차의 수호신도 아니고...
어쨋거나 손님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팔면 칭찬을 들을텐데, 04년식도 딱히 못난이는 아닌 상황에서 굳이 03년식이 더 좋다며 저의 고집을 자랑하고 괜한 객기를 부리다가 행여 그냥 가시기라도 한다면 결국 저만 손해일것 같아서 저의 주장은 잠시 키핑 해 놓기로 했습니다... ^^*
문득, 갈릴레이라는 이탈리라의 천문학자가 떠오릅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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