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1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한참 꿈나라를 헤메고 있던 아침 7시 쯤, 뜬금없는 딸아이의 비명소리에 놀라 잠을 깻습니다.
학교 등교를 준비하던 둘째녀석이 등교길에 친구에게 준답시고, 작은 선물박스를 직접 만들려다가 실수로 컷터칼에 손을 베이는 제법 큰 사고를 쳤기 때문인데요. 아침밥을 준비하던 아내는 딸아이를 급히 지혈하고, 비명소리에 놀라 깬 저는 눈꼽도 한쪽 밖에 못떼고서 바로 청량리에 있는 모 종합병원(대학병원) 응급실로 데려가서 응급조치를 받았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마음 같아서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든 주차를 관리하시는 아저씨든, 병원에서 근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무나 와서 좀 꿰메줬으면 참 좋겠고만...
상처의 부위가 워낙 심한 탓에, 응급실에 계시던 인턴이나 레지던트분들은 꿰멜 수가 없다면서 일단 응급처치는 했으니 정식 입원수속을 밟고, X-레이와 피검사등 정밀검사를 한 뒤, 정형외과 교수님(전문의)의 수술시간을 배정 받아서 봉합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
도대체 얼마나 크게 다쳤길래, 응급실에서 꿰메질 못하고 입원수속까지 해야만 했었냐고요?
실제로 찢어진 부위의 길이는 대략 5~6cm 정도로, 응급처치를 하면서 보니 찢어진 살 속으로 하얀색의 인대까지 살짝 보이기까지 했던걸 보면 제법 크게 다친것이 확실해 보이긴 합니다.
딸아이의 상처를 보신 정형외과 교수님께서는 봉합수술을 하고, 적어도 3~4일 정도는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시길래, 어쩔수 없이 오늘 입원을 시키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입원과 봉합수술은 응급처치를 받았던 곳은 종합병원이 아닌, 저희 집앞에 있는 일반 정형외과였습니다.
남도 아니고, 저도 제 자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합병원에서, 그것도 실력이 좋으신 정형외과 교수님께서 직접 해주시는 수술을 받게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응급처치를 받았던 종합병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일단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만 받고, 저희집 근처에 있는 정형외과로 가서 봉합수술과 입원을 시켰습니다.
물론 아침에 갔던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계셨던 인턴이나 레지던트 선생님들 그리고 간호사님들은 참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신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응급처치를 잘 해주셔서 정말 고맙긴 했지만 그 이외의 여러가지 상황과 정황들이 저를 매우 속상하게 하더군요...
1. 우선 병원 주차장에서부터 살짝 기분이 나빴었습니다.
제차가 만일 앰블런스였다면 응급실 정문앞에서 내려줘도 되었을테지만 마침 응급실 정문앞에는 다른 구급차들이 먼저 와 있는 바람에 일단 병원 입구에서 딸아이와 지혈을 하고있는 아내를 먼저 내려주고, 저는 병원 뒷쪽에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시간이 다소 이른시간(아침 7시 26분)이라서인지, 주차장은 거의 텅텅 비어 있었는데요.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주차를 관리하시는 분께서 제 차는 저 안쪽으로 주차를 시키고 오라고 하더군요...
물론 주차관리 아저씨는 저의 긴박한 상황을 잘 모르시는 것은 당연할테고...
승용차보다 덩치가 큰 SUV 차량인 제차를 안쪽으로 주차시키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는 것을 나중에는 느끼게 되었지만 아침에는 워낙 경황이 없다보니, 저의 긴박한 상황들을 미리 알아주지 못하고 이리가라, 저리가라 했던 주차관리 아저씨가 어찌나 야속하기만 하던지...ㅎㅎ
2. 진짜로 기분이 나빳던 것은, 종합병원 응급실의 접수창구에서 였습니다.
주차를 시키고 와보니,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있을꺼라는 저의 생각과는 달리 아내는 딸아이의 손을 지혈하면서 접수를 하고 있더군요...
그 모습을 본 순간, 저는 너무 화가나서 "아니 지금 환자가 피를 흘리고 난리가 났는데 접수가 중요합니까?" 라고 강한 불만을 제기했더니, 그제서야 약간은 미안한 모습으로 "아... 그럼 환자분은 빨리 응급실로 가시고 아버님께서 접수를 해 주세요" 라고 하는거 있죠? ㅠ,.ㅠ
사실 이른 시간에 급히 응급실을 찾아왔다면 적어도 환자의 상태가 매우 안좋다는 것 쯤은 누구나 다 알 것이고, 특히 병원 응급실의 관계자 분들께서는 더더욱 잘 알고 계실껍니다.
물론 응급처치만 받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을테고, 병원의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아침에 본 응급실 접수창구의 모습은 좀 아닌듯 하더군요...
"일단 급한 응급환자들은 의사나 간호사에게 먼저 인계를 시켜주고, 그 다음에 접수를 하라고 해도 나쁘진 않을것 같은데..." 라는 생각은, 과연 저만의 이기적인 생각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3. 또 기분이 나빳던 것은 응급처치를 받은 후,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응급실에서 꼬빡 4시간 30분을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응급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26분, 인턴으로 보이는 의사선생님께서 응급처치를 끝낸 시간은 오전 8시가 조금 못되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후,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내려오시길래 바로 봉합수술을 해 줄꺼라 믿었었지만 상태를 보더니만 아무래도 정형외과 교수님께서 오셔야 할 것 같다면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금방 내려오신다고 하길래 마냥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2시간이 넘었고, 왜 안오시냐는 저의 물음에 오전 회진중이시라며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또 마냥 시간이 흘러서 낮 12시가 다 되었지만 역시 교수님은 안내려 오시고... ㅠ,.ㅠ
잠시 후, 인턴과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상처 부위를 휴대폰으로 찍어서 교수님께 보여드리고 왔던 모양입니다. 사진을 보신 교수님께서 드디어 수술시간을 잡아주셨다고 했는데요. 그렇게 해서 잡힌 수술시간은 오후 5시... ㅠ,.ㅠ;;
(응급실에 간지 4시간 40분 동안, 저는 정형외과 교수님을 보질 못했답니다.)
4. 병원을 바꾸게 된 진짜 이유는, 왠지 모를 기분 나쁜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일하시는 의사선생님들께서 치료라는 명목으로 돈벌이를 하려는 것은 아니실테고,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당연히 의사선생님들께서 전문가이시니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의사선생님들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것 역시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딸랑 휴대폰에 찍힌 사진만을 보시고서 인대까지 손상을 입은것 같다며 인대를 접합까지 하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전신마취를 하고서...)
저는 의사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이상하고도 기분나쁜 생각도 들어서 일단 응급처치는 끝났으니 미안하지만 봉합수술은 집 근처에 있는 일반 정형외과에 가서 수술을 받겠다며 딸아이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딸아이의 말로는 응급실에서 X-레이를 찍었다고는 하는데 저는 사진을 못봤었고요. 제가 보기엔 소독을 하고, 딸랑 붕대만 감아준것 같은데 무려 59,990원을 주고 나왔답니다...;;)
결국 딸아이가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을 한 병원은 저희집 근처에 있는 모 정형외과...
비록 종합병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 동대문구 일대에서는 나름 유명한 정형외과인데요. 접수를 하자마자, 바로 원장선생님(정형외과 박사님)께서 딸아이의 상처를 봐주셨습니다.
다행히 다행히 인대까지는 아닌듯 하고, 살만 봉합수술을 하면 될것 같다고 하시면서 다친 부위에만 부분마취를 하고, 수술은 20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직접 뵙지 못한, 모 종합병원의 정형외과 교수님께서는 딸랑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만으로도 수술의 정도까지 파악하시는 것으로 보아서 분명 실력이 좋으신 분이실껍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직접 뵌, 오늘 우리 딸아이의 봉합수술을 해주신 일반 정형외과의 원장선생님 역시도 제가 보기엔 분명 실력도 종합병원의 교수님 못지않게 좋으신것 같고요. 오히려 내공 면에서는 종합병원의 교수님보다 더 깊으신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ㅎㅎ
수술 후, 얼핏 보기에는 굳이 입원도 필요치는 않아보일 정도로 멀쩡해 보이긴 했지만 혹시 모르니 2~3일 정도는 입원을 시키는것이 좋을것 같다고 하시기에 그냥 일요일까지 입원을 시키기로 하면서, 오늘의 심장 벌렁 벌렁했던 깜놀 해프닝은 일단락 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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