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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중고차의 지적 재산권과 집단 모욕죄 작성자_ 오부장
2011-11-2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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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중고차의 인터넷 광고를 보시면 자신의 입맛에도 맞고, 가격도 저렴한 중고차들이 참 많습니다.
 
얼핏 보면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중고차를 쉽고 저렴하게 구입할수 있을것은 같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은데요. 그 이유는 제가 딱히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아마 많은 분들께서 잘 알고 계실껍니다.
 
"이 차는 물에 빠지긴 했지만 침수이력은 없습니다."
 
" 이 차는 LPG를 달았다가 뗀 표시는 있지만 LPG를 달았던 적은 없습니다." 
 
" 이 차의 운전자는 사망을 하긴 했지만 사고차는 아닙니다."
 
"이 차의 실제 주행거리는 잘 모르지만 조작된 것은 아닙니다."
 
설마 손님들께 중고차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이런 식으로 말해주면서 판매하는 딜러들은 없을텐데요. 만일 계약이 이루어지기 직전에라도 진실을 말해준다면 그나마 양반소리를 듣는 딜러일 것입니다...ㅎㅎ
 
만일 광고만 보고서도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문제가 전혀 없는 중고차를 쉽게 구입할수만 있다면 아마도 중고차를 알선하는 딜러들은 많은 돈을 투자해서 매입만 전문으로 하는 방식으로 업무형태를 바꾸거나, 다른 직업으로의 전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껍니다.
 
만일 그러한 일들이 정말로 쉽게 가능한 세상이 온다면 저 역시도 다른 직업으로의 전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될테고요... ^^*
 
 
중고차를 알선하면서 일을 하다보면 손님들 중에서는 간혹, 해당 차량의 차주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안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오늘도 지방에 계신 어느 손님께서 중고차의 구입에 관한 문의전화를 주셨었는데요. 아무리 찾아봐도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중고차를 찾을 수가 없다면서 의뢰를 주셨길래 바로 확인을 해 봤더니 마침 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놈들이 딱 두 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바로 전화를 드렸더니 해당 중고차들의 차주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안되겠냐고 하시더군요...;;
 
물론 손님들께서 딜러를 통한 중고차 거래의 특성이나 상황을 잘 모르시거나 아무런 생각없이 물어보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실 테지만, 사실 저희같이 중고차를 알선하는 딜러들의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상황일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알선을 전문으로 하는 중고차 딜러들도 부동산처럼 손님께서 원하시는 조건의 중고차를 찾아 드리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동산의 경우와 똑같을수는 없겠지만 어쨋거나 계약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집주인의 전화번호부터 달라고 하면 좋아라 할 부동산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특히 중고차의 경우는 차주들이 일반 개인이 아니라 자신이 매입해온 중고차를 어떻게서든 판매를 해야만 하는 딜러다보니, 손님들께서 의도를 하시든 안하시든 결국엔 제가 빠지고 둘이서만 직접 거래를 하게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제가 권해드린 중고차라면 적어도 허위매물이거나 문제의 소지는 없다는 판단을 하셨을테고, 다만 얼마라도 더 저렴하게 구입하시길 원하고 있는데 마침 차주와 직접 거래할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다면 굳이 저에게까지 수수료를 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드실수도 있을껍니다.
 
차주의 입장에서도 다만 얼마라도 더 저렴해야지만 거래의 성사가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보니 본의 아니게 알선하는 딜러들을 이간질 하거나 때로는 알선해준 딜러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많은데요. 결국 저는 중간에서 아무런 소득도 없이 손님과 차주에게 좋은일을 시켜주는 착한사람의 역할만 하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초보딜러 시절엔 멋모르고 손님들께 차주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던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거래를 하셨는지 안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는 손님과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알아서 차주와 직접 거래를 하셨다는 분들 중에서도 좋은 중고차를 알아봐줘서 고맙다며 수수료를 송금시켜 주셨던 분도 아직까지는 없으셨던것 같네요... ^^*
 
 
중고차를 알선하는 딜러들도 어쩌면 자신의 지적 재산을 판매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많은 중고차들 중에서 손님의 원하시는 조건에 맞는 중고차들을 선별하고, 선별된 중고차들 중에서 또 허위매물과 미끼매물 그리고 겉으로는 들어나지 않지만 심각한 문제가 숨어있는 중고차들을 솎아내고, 솎아낸 중고차들 중에서 다시 또 딜러의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최종 점검을 해서 결국 계약에 이르게 하는...
 
그런걸 보고 일명 맞춤형 중고차라고 하는데요. 사실 맞춤형 중고차를 알선하는 대부분의 딜러들이 그러하겠지만 저 역시도 중고차의 구입을 의뢰주신 손님들께 딸랑 한 대만을 권해드리진 않습니다.
 
간혹, 손님의 원하시는 조건이 워낙 까다롭다 보면 딸랑 한 대 밖에 못보여 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최소 2대 이상에서부터 많게는 5~6대 정도까지도 확보를 해 놓습니다.
 
확보 해 놓은 후보들은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단 느낌이 좋은 놈들을 대략 뽑아 놓은 후보들이고, 진짜 중요한 지적재산은 그 후보들을 손님과 함께 직접 살펴보면서 특별한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손님의 향기에는 어울리는지등을 판단하고 권해드리게 됩니다. (만일 후보들 중에서 손님의 마음에 드는 놈이 없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하게 될테고요...)
 
이 정도면 알선을 하는 딜러들도 수수료를 받을만 하죠? ^^*

 
손님들께서 딜러가 찾아놓은 중고차의 차주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마치 며느리에게도 안알려 준다는 신당동 떡뽁기집의 할머니께 고추장맛의 비법을 알려주면 안되냐고 물어보시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엘 가면 의사선생님께서 진료를 하시고, 그 환자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방법과 약을 처방해 주시게 됩니다. 그런데 병원엔 가지 않고, 전화로 의사선생님께 증상을 말한뒤에 어떤 약을 사다가 먹어야 하는지만을 알려달라는 것과 다를바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중고차딜러가 수십년 전통의 맛을 자랑하는 맛집의 달인들이나 의사선생님들과는 비교의 대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굳이 표현을 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고요. 딜러들은 적어도 중고차에 관해서는 의사선생님들 보다는 더 전문가라 할 수 있으니 의사를 중고차 딜러와 비유하는 집단모욕죄로 저를 고소하시는 의사선생님들은 없으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