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약 20여일 전쯤, 막둥이녀석이 자전거를 타고 학교엘 갔다가 그만 잃어버리고 돌아 왔었습니다.
지난 여름에도 이미 자전거를 하나 잃어버렸던 경력도 있고, 비록 오래된 고물 자전거이긴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자기것은 자기가 잘 챙기는 버릇이 필요할듯 싶어서 당시 살짝 훈계만 시키고 말았었는데요. 워낙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놈인지라 새로 사줄까 하다가, 어차피 겨울도 되고해서 내년 봄쯤에 새로 사주기로 하며 그렇게 일단락을 지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막둥이녀석은 어렸을때부터 자전거 타기를 워낙 좋아해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제가 성인용 자전거로 가르쳐 줬더니만 지금은 저도 태우고 다닐 정도로 자전거를 잘탑니다. 사실 저도 초등학교 1학년때 이미 독학으로 성인용 싸이클 자전거를 배웠었는데 아마도 운동신경은 저를 쏙 닮았나 봅니다...ㅎㅎ)
그렇게 잊고 지내던 중, 오늘 막둥이녀석의 잃어버린 자전거를 되찾았습니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가던 중에 막둥이녀석으로부터 잃어버린 자신의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고서 바로 가보니, 어느 보습학원 앞에 정말로 우리 자전거가 이상한 자물쇠로 잠궈져 있더군요...
주로 초등학생을 상대로 하는 보습학원인지라, 분명 자전거의 도둑님도 초등학생일꺼라는 판단으로 일단 막둥이는 집으로 보내고 저 혼자서 몰래 잠복을 시작했는데요. 보슬비까지 내리는 길거리에서 거의 2시간 가까이를 떨면서 잠복하던 끝에 결국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고 있는 어린 도둑님들을 붙잡았습니다... ^^
도둑님들은 우리 막둥이녀석과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두 명의 6학년 남자 아이들로, 역시 아이들답게 참 순진하더군요...ㅎㅎ
길을 가다가 주웠다는 거짓말을 해도 될법도 한데, 역시 순진한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학교에서 훔쳤다는 것을 순순히 이실직고 했는데요. 자전거를 처음 발견을 했을땐 순간적으로 112에 신고를 할까도 잠시 생각을 했었지만 그건 좀 심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생각만 했었고, 일단 아이들의 엄마들에게 전화를 해서 오시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주범이었던 아이 1의 엄마는 처음엔 말도 안된다며 오히려 저에게 큰소리를 치시더군요...ㅎㅎ
자신의 집에도 아이의 자전거가 있는데 왜 남의 자전거를 훔치겠냐며 오히려 불쾌한듯이 말씀을 하시길래, 그럼 112에 신고를 할테니 나중에 경찰서로 오시면 된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하셨는지 바로 오시겠다고 하더군요...ㅎㅎ
(아이 1의 말로는, 우리 자전거가 번호 자물쇠였는데 우연찮게 열리는 바람에 훔치게 되었고 그동안 집앞 골목에 잠가놓고서 학원에 갈때만 타고 다녔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훔쳤으니 당연히 학교에는 못타고 다녔을 테고요...)
아이 2의 엄마 역시도 처음엔 믿으려 하지 않으시다가 이내 상황을 파악하고서는 오시겠다고 했었는데요. 2시간 가까이를 잠복하며 밖에서 떨었더니 춥기도 하고, 아이들의 부모와 길거리에서 이야기를 하는것도 좀 그런것 같아서 일단 아이들을 데리고서 근처의 피자집으로 갔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커피숍으로 갈수는 없잖아요...ㅎㅎ)
학원을 다녀온 아이들이라 저녁을 안먹었다기에 피자를 한판 시켜놓고, 아이들의 엄마들에게 문자를 넣어 드렸습니다.
"아까는 너무 춥기도 하고, 잠시 흥분을 하면서 통화를 했었는데 기분 상하셨다면 사과를 드리고요. 어차피 아이들에게는 훈계가 목적이니 너무 심려 마시고 천천히 오세요... ^^*"
사실 아이들의 엄마들과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처음엔 적반하장처럼 오히려 제가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분위기인것 같아서 조금 딱딱하게 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나서 보니 아무리 6학년이라지만 아직은 옳고 그름의 개념이 정확히 안잡혀 있을 초등학생들인데 엄마들에게 너무 딱딱하게 말을 했던것 같아서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처음엔 다소 당당해 보이기까지 하던 아이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을 파악하게 되었는지, 피자를 앞에 두고서 먹지도 못하고 두놈 모두 그저 닭똥같은 눈물만 흘리고 있더군요...ㅎㅎ
그래서 엄마들이 오시기 전, 아이들에게 피해자가 아닌 어른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지금의 상황은 분명 경찰서에 가야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과 그로 인해서 부모님들께서 걱정과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임자가 없어도 앞으로 남의 것에는 절대로 손을 대면 안된다는 등등 일장 훈계를 해 줬습니다... ^^*
잠시 후, 부리나케 달려오신 아이들의 엄마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마 오시면서도 설마 하는 마음과 걱정하는 마음이 함께 하셨을텐데요. 피자를 앞에놓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시자마자, 두분 모두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먼저 하시더군요...
아이들에게는 알아들었을 정도로 이미 훈계를 해 줬으니 아이들의 아빠들에게는 알리지 마시라는 당부와 함께, 오늘의 일이 아이들에게는 커가는 과정에서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이들의 아빠들이 알게되면, 보나 마나 둘다 죽은 목숨일테니까요...ㅋㅋ)
오늘 저는 아이들의 엄마들에게는 각각 2만원씩, 4만원을 받았습니다.
번호 자물쇠를 새로 사준지 얼마 안되었던터라, 번호 자물쇠값(9천원)과 아이들이 고장낸 땡땡이 크락션값(5천원) 그리고 아이들이 뜯어서 버린 자전거 바구니(2만5천원)값등등 원상복구에 필요한 실비용만을 받은 것인데요. 그것 가지고서 되겠냐며 더 주시겠다는 것을 극구 사양하고, 아이들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그렇게 집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참고로, 피자값도 아이들의 엄마들이 내려 하시길래 그냥 제가 먼저 냈습니다. 피자는 아이들에게 제가 사준것이었는데 정작 아이들은 목이 메였는지 한입씩 밖에 안먹고 제가 거의 다 먹었거든요...ㅡㅋ)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좋은분을 만나서 경찰서를 안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두번 세번 고맙다는 인사를 시키셨던 엄마들의 모습과 미안해 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선한것 같네요... ^^*
얼마 전, 부모의 지갑에 자꾸만 손을 대는 자식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 경찰서까지 갔었다는 어느 부모의 기막힌 사연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된다고, 정말로 자식을 구속시키려고 갔던것이 아니라 경찰관과 미리 입을 맞추고서 진짜로 조서를 꾸미는것 처럼 상황을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사실 챙피한 말씀입니다만, 저도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지갑에서 가끔씩 몰래 용돈을 훔쳐다 썻던 쑥스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버지에게 제대로 걸리는 바람에 뒈지게 혼나게 되었고, 그것이 어쩌면 집에 돈이 굴러다녀도 내돈이 아니라면 쳐다보지도 않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던것 같습니다...ㅎㅎ
자칫하면 경찰서까지 갈뻔했던 오늘의 상황은, 아마 이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평생 잊지 못할 각별한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고요. 저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오늘의 일을 계기로,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앞으로 정직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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