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일 월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4월의 첫 월요일이었던 오늘은 제가 중고차 딜러로 일을 시작한 이래, 어쩌면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른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 솔찍한 저의 심정을 말씀 드리자면, 정말로 오늘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것 같은데요. 그래도 다행히 인자하시고, 성격 좋으신 손님을 만나는 행운 덕분에 최종 종착역은 천국이었다는 것입니다....ㅎㅎ
오늘 저와 함께 쏘울을 보러 다니셨던 손님께서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시고, 밤에는 또 제가 드린 전화를 받고서 놀라기까지 하셨던것 같아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왠지 제 마음은 편치가 않은것 같습니다.
우선 손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하며 오늘의 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몇 일 전, 평범한 조건에 적당한 예산으로 쏘울을 찾으셨던 분이 계셨었습니다.
주로 주말 가족용으로 사용을 하게 될 예정이시라면서 가급적이면 단순교환도 없는 무사고였으면 좋겠고, 주행거리는 엄청 많지만 않다면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굳이 옵션이 많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너무 낮은 등급만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색상도 빨강색과 검정색만 아니라면 아무래도 상관은 없으며, 결정적으로 예산도 전혀 부족한 편은 아니셨으니...
사실 중고차를 파는 딜러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편한 손님은 없다해도 과언은 아닐껍니다.
연락을 받고서 매물을 확인 해 보니 공교롭게도 저희 매장에는 손님께 딱히 권해드릴 만한 쏘울이 안보이길래 몇 일간의 시간적인 여유를 주십사 부탁을 드렸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 매장에 매물(쏘울)이라는 차량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매장에는 대략 15대 정도의 쏘울이 있었지만 큰 사고가 있거나 주행거리가 너무 많거나 또는 등급이 너무 높은 4U 최고급형이라서 불필요하게 가격이 너무 비쌋기 때문에 그리 말씀을 드렸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또 손님께 권해드릴 만한 매물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굳이 옵션이 많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등급이 너무 낮으면 안된다고 하셨었기에 일단 가격이 비싼 4U 등급과 그냥 U 등급은 제외를 시키고 보니...
중간 등급인 2U 중에서 주행거리 5만km 대의 은색 무사고 한 대와 주행거리 4만km대의 연하늘색 무사고 한 대등 딱 두 대가 있기는 있었는데요. 두 대 모두 손님의 예산 범위 안에 들었었고, 두 대 모두 무사고에, 두 대 모두 주행거리나 등급 면에서도 나름 적당한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권해드리 못했었던 이유는...
손님께서는 가급적 단순교환도 없었으면 하셨었는데 은색은 앞휀다 1개가 단순교환된 무사고차량이었고, 연하늘색은 단순교환도 없는 무사고였지만 결정적으로 색상이 평범한 색상이 아니었기에 저는 차마 권해드리질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손님께서는 오늘까지 휴가인 관계로, 오늘 매장을 방문하시겠다는 연락을 주셨던 것입니다.
오늘 손님과 제가 함께 고생을 했던 이유는, 우선 키를 갖다 주시는 마당장님(어떤 상사에서는 실장님이라고도 하고요...) 때문이었습니다.
손님께서 특히 관심을 갖고 보시려 했던 연하늘색 쏘울이 휑한 외곽의 자갈주차장에 주차가 되어 있었는데요. 마당장님께서 절대로 키를 안갖다 주셨었기 때문입니다.
키를 보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차주의 말만 믿고서 그렇게 기다리기를 거의 1시간...
저야 뭐 직업이다보니 서있는데는 이력이 나 있고, 항상 밖에서 일을 하다보니 아직도 패딩점퍼를 입고 있었기에 전혀 춥지는 않았었지만, 날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손님께서는 딸랑 봄남방만 입고 오셨었기에 춥기도 하셨을 테고 딱히 앉아 있을 만한 곳도 없다보니 다소 불편해 하시는것 같더군요...;;
어렵게 키를 받아서 시운전을 마치고, 최종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도 키와 관련한 난감함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차가 외곽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어서 먼지가 잔뜩 쌓여져 있었던 바람에 출고 전에 깨끗하게 세차를 해 드리기로 약속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도 또 마당장님께서 키를 안갖다 주시는 바람에 거의 1시간 이상을 또 지체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저의 잘못은 아니지만 오늘 결국 차를 보시는데 걸렸던 시간들보다, 키를 기다리면서 보낸 시간들이 더 많았던것 같아서 손님께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아래의 사진이 오늘 우여곡절 끝에 출고하게 된 연하늘색 쏘울입니다.
흔한 색상은 아니지만 손님께서는 외국에서 오래 생활을 하셨던 분이시라서인지 다행히 색상은 마음에 들어 하셨고, 색상 때문에 혹시라도 얼마 안타고 되팔게 될 예정이라면 손해를 좀 보실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렸었지만 오래 타실 예정이시라기에 최종 결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사실 외국에서는 색상은 크게 안따지는 편인데 우리나라만 유독 색상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위 사진 속의 왼쪽에 주황색 남방을 입으신 분이 손님이신데요. 날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비가 내리는 바람에 조금 춥기도 하셨을테고, 많은 시간을 서서 계시다보니 다리도 좀 아프고 피곤하셨을 껍니다...ㅎㅎ
위의 사진은 광택집에서 세차를 하는 모습인데요. 오늘 워낙 경황이 없어서 더이상의 사진은 찍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세차를 해 놓고나니 요 색깔도 나름 이쁘더군요...ㅎㅎ)
키와 관련한 고생은 단지 육체적인 고생에 불과할 뿐이었고, 진짜 마음고생은 따로 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큰 실수를 하면서 잠시 지옥을 다녀왔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평소와는 달리 오늘은 키도 안오고,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저도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물론 변명이긴 합니다만...
어쨋든 그바람에 저는 정작 중요한 배기량을 체크하지 못하고 계약을 하게 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손님께서도 반드시 배기량이 1.6 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없으셨지만 그래도 당연히 배기량은 1.6 이라고 생각을 하셨을 껍니다. 그런데 막상 출고를 하고 나서 뭔가가 쏴한 느낌이 들어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혹시 2.0 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 이유는, 오늘 출고한 쏘울에 18" 알루미늄휠이 껴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까 낮에는 워낙 경황이 없어서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었지만 일반적인 쏘울에는 18" 휠이 안들어간다는 것이 뒤늦게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쏘울의 옵션표를 보니, 역시 18"휠은 1.6 디젤 2U 고급형 이상과 2.0 휘발유 2U 최고급형 이상에만 들어가는거 있죠? ㅠ,.ㅠ;;
결국 저녁에 저는 손님께 전화를 드려서 자수를 했습니다.
손님께서도 저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배기량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셨던 것 같았는데요. 손님께서 오늘 타고가신 쏘울의 배기량이 2.0 이라는 것과, 미처 말씀을 못드렸던 저의 실수도 인정을 하면서 아직 이전은 안된 상태이니, 혹시라도 배기량이 2.0 이라는 이유로 환불을 원하신다면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서 환불을 해 드리겠다며 미리 자수를 했었습니다.
사실 차주는 분명히 2.0 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껍니다.
차량대금은 이미 완납이 되었고, 출고도 이미 완료가 된 상황이었기에 당연히 환불을 받아 주지도 않을테고, 환불을 못받아 준다고 해도 저는 딱히 할 말이 없는 입장인데요. 알선을 담당하는 딜러가 등록증상의 배기량을 체크하지 못하고 물어보지도 않았었기에 어쩌면 차주는 그것을 노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쨋거나 실수의 책임은 담당딜러인 저에게 있었기에 만일 손님께서 2.0 이라는 이유로 구입을 포기하시겠다고 한다면 차주가 환불을 받아주든 안받아주든 제가 인수를 하더라도 환불을 해 드리려는 마음으로 저녁 늦게 손님께 전화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손님께서는, 어쩐지 아까 시운전을 했었던 다른 쏘울보다 확실히 차가 잘나간다 했다시면서 배기량도 상관 없으니 그냥 이전을 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배기량은 상관이 없지만, 만일 그 사실을 이전까지 끝난 후에 자신이 먼저 알게 되었더라면 분명 섭섭했을 수도 있었을꺼라면서 그래도 미리 알려줘서 괜찮다며 너그러히 이해를 해 주시더군요...;;
사실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안보고를 떠나서, 저에게는 치명적인 실수였기에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다행히 마음도 너그러우시고, 색깔이나 배기량을 안따지시는 손님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 어쩌면 오늘 저의 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너그럽고 인자하신 손님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저도 오늘의 실수를 깊이 반성하면서, 오늘 일을 계기 삼아 앞으로는 좀더 성숙한 딜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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