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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중고차 제네시스와 넉살 좋은 손님의 이야기 작성자_ 오부장
2012-08-2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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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9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일반 소비자들은 중고차의 실제 시세를 전혀 알 수가 없었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일반 소비자들도 중고차의 대략적인 시세를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계시는 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100만원, 200만원을 더 빼주려고 처음부터 그만큼 비싸게 부르면 애초부터 차를 보러 오는 손님이나 딜러가 없다는 것을 딜러(차주)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나름대로의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딜러들은 그 이하로는 절대로 안빼주거나 기껏해야 인사치레 정도로 10~30만원 정도만 빼주는 것이 고작입니다.
 
예를 들어서 1,250만원을 받을 중고차라면 1,270만원이나 1,280만원 정도를 부르고, 2,600만원을 받을 중고차라면 2,620만원이나 2,630만원 정도를 부르죠...
 
일부 인기없는 대형차나 수입차를 100만원, 200만원씩 빼준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입니다.
 
지금은 시세가 수시로 변동이 되고, 딜러들은 시세가 바로 확인되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이 시작되고 딜러들의 마음이 조급해지면 아예 100만원, 200만원을 더 낮춰서 부르지, 미련하게 옛날 가격을 고수하면서 100만원, 200만원씩 빼주려 하는 딜러들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간혹 똥꼬가 너무 빨개져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손해를 감수하며 어쩔 수 없이 빼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결코 흔치는 않다고 보시면 맞을 껍니다...ㅎㅎ)
 
 
중고차 딜러로서 일을 하다보면, 속으로 '이런 손님께는 정말로 중고차를 안팔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일부 딜러들 중에서는 "내용이 안좋으면 가격이 무슨 소용이냐"며 의도적으로 가격을 말 안해주고 일단 차부터 보여 드리는 경우가 있지만, 저의 경우는 제가 확보한 중고차를 손님들께 보여드리기 전에 미리 중고차의 스팩과 가격까지 안내를 해 드린 다음에 보여드리는 편입니다.
 
가격이 비싸면 당연히 내용이 좋을 수 밖에 없고, 손님께서 일단은 마음에 들어하실 수 밖에 없다는 것 쯤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손님들의 예산에서 터무니 없이 오바가 된다면 어차피 구입하시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손님들의 예산 범위를 넘지않는 선에서 그나마 내용이 괜찮은 중고차들만을 선별해서 미리 안내를 해드리고 보여 드리는 편이죠...
 
그렇게 기껏 손님의 예산과 원하시는 조건들에 맞는 중고차를 찾아서 보여 드리고 시운전까지 끝낸 후, 마음에 드신다며 기분 좋게 계약만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터무니 없이 가격을 깎으려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중고차가 무슨 재래시장에서 파는 콩나물도 아니고, 막판에 무조건 얼마 이상을 안깎아주면 안사겠다고 우기시는 분들은 정말로 맥이 다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부터 '이런 손님께는 안팔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ㅎ
 
지난 8월 초, 아는 지인의 소개로 신차급의 제네시스를 찾는 손님이 계셨었는데요. 당시 저는 손님이 오시기 전에 평소처럼 미리 내용과 가격을 말씀 드렸었고, 손님께서도 가격과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며 매장으로 방문을 하셨었습니다.
 
출고된지 고작 1년 밖에 안된, 주행거리 2만km의 신차급이었기에 당연히 내용에는 전혀 문제가 있을 턱이 없었고, 시운전을 하는 도중에 손님께서는 너무 마음에 드신다며 바로 계약을 하자고 하시더니만 뜬금없이 200만원을 빼달라고 하시더군요...;;
 
당시 차주(딜러)가 불렀던 제네시스의 가격은 4,250만원...
 
이런 경우 대부분의 차주들은 뒷 끝다리인 50만원을 빼주고 결국 4,200만원을 받겠다는 계산입니다. 그래서 저는 손님께 미리 4,200만원 정도라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물론 추가절충이 얼마나 더 될지는 나중에 붙어봐야 알겠지만요...) 
 
갑자기 4,000만원에 달라고 하시기에 처음엔 농담이신 줄 알았었는데요. 마침 제네시스의 차주가 직접 키를 갖고 나왔었기에 시운전을 마치고 차주에게 키를 돌려 드리면서 정확히 얼마까지 받으실꺼냐며 물어 봤더니, 저의 예상대로 차주는 저에게 귓속말로 50만원을 뺀 4,200만원까지 달라고 하더군요...
 
(차주들은 알선하는 딜러들이 자신의 손님들께 얼마를 부르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귓속말로 하거나 그자리에서는 말을 잘 안해주거든요...ㅎㅎ)
 
상황이 좀 아닌것 같아서 차주에게 괜찮다며 혹시 4,200만원 이하로는 안되겠냐고 손님께서 들으실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물어 봤더니 역시나 차주는 더이상의 절충은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뜻밖에도, 옆에서 듣고있던 손님께서 갑자기 거의 4천만원이 넘는데 고작 50만원 밖에 안빼주느냐며 약간은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으로 그자리에서 그냥 가버리시는거 있죠???
 
사실 저는 그때 손님을 놓혔다는 사실 보다도, 차주에게 어찌나 민망했던지...;;
 
 
그리고 지난 토요일, 그때 그분(제네시스 손님)께서 거의 한 달만에 다시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때 그 일은 좀 미안 했었다며 마치 저와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오부장님~ " 하며 다시 반가운 목소리로 신차급의 제네시스를 다시 찾으셨는데요. 사실 저는 그 상황을 잊을 수가 없었지만 성격상, 기분나쁜 표시를 전혀 안내고 자연스럽게 응대를 해 드렸습니다.
 
일단 매물을 확인 해 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노라며 전화를 끊고...
 
확인을 해보니 손님께서 원하시는 조건에 맞는 매물이 있기는 있었지만 다시 전화를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엔 전화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이러 이러한 매물들이 있고, 내용들은 이러 이러하며, 가격은 이러 이러합니다..."
 
그랬더니 손님 왈, "아니~ 오부장니임~ (약간 애교있는 목소리로) 인터넷에 보면 그정도 조건의 제네시스들은 가격이 그렇게 안하는데 조금 비싼거 아닌가요?"
 
그래서 저는 모르는 척 하며, "인터넷에서는 이정도의 조건은 얼마 정도나 하는데요?"
 
손님 : 경기도에 있는 중고차 매장에는 비슷한 내용의 제네시스가 딱 3,800만원이던데요...
 
저 : 아~그래요. 가격이 참 괜찮은데 그럼 빨리 가서 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바로 구입을 하시는 것이 현명하실 것 같은데요. 어쩌면 사고가 있거나 허위매물이거나 아니면 수수료작업을 하는 매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손님 : 광고를 올린 딜러와 통화를 해봤는데 실제 있는 매물이고, 지금 자기가 타고 다니는 중이라서 아직 매매상사 앞으로 이전이 안되었기에 싸게 파는 것이라는데요.
 
저 : 그게 맞다면 정말로 좋은 조건이 맞네요. 혹시 팔리거나 상매를 잡기 전에 빨리 가보세요...
 
이상 통화 끝...ㅋ
 
 
그리고 오늘, 그분(제네시스 손님)께서 다시 또 전화를 주셨습니다.
 
이왕이면 저에게 구입을 하고 싶다며 다시 또 제네시스를 꼭 좀 알아봐 달라고 하셨는데요. 토요일에 말씀하셨던 제네시스의 조건이 참 좋았던데 어째서 구입을 안하셨냐고 여쭤 봤더니, 트렁크가 어쩌고 부대비용이 어쩌고 하시면서 약간 횡설수설 하시며 말씀을 돌리시더군요...
 
(제 손님 넉살도 참 좋으시죠? ㅎㅎ)
 
사실 제 생각에는 트렁크만 나간게 아니라 조금 더 큰 사고가 있고, 거기에 딜러가 부대비용을 과하게 요구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판단이 들었지만 솔찍히 상대하기가 너무 불편해서 더이상 깊이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오늘 손님께서 전화를 주셨을 당시엔, 저는 동료들과 담배를 피우며 놀고 있었는데요. 괜히 바쁜척 하며 오늘은 좀 그렇고, 내일(목요일) 새로운 매물지가 발행이 되므로 내일 다시 확인을 해보고 연락을 드리겠노라며 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과연 제가 내일, 손님께 전화를 드릴까요? 아니면 안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