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서 한동안은 괜찮았던 것 같았는데요. 지난 여름의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이후, 어찌된 일인지 비만 오면 다시 또 그 곳에서 물이 한 두방울 씩 떨어지기 시작 하더군요...
(저는 못봤지만) 2년 전에 방수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셨던 빌라의 한 주민께서 이번에는 굳이 인부를 부를 필요 없이, 방수 페인트를 사다가 일요일에 함께 모여 우리가 직접 방수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요일이었던 어제 모여서 방수작업을 하기로 했었지만 일기예보에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비가 많이 온다길래, 다시 공지를 띄우고 방수작업은 다음 주로 연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일요일) 아침에 눈을 떠보니 하늘은 그저 맑기만 하고...
혹시나 싶어서 일기예보를 보니, 서울에는 비소식이 전혀 없었기에 급히 "낮 2시에 방수작업을 할 예정이니 모두 모여 주십시요" 라는 문자를 아침 일찍 각 호수 모두에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안오시더군요... ㅠ,.ㅠ;;
저희 빌라는 저희를 포함해서 총 16가구인데요. 그 중에서 딱 두 분만 참석을 못해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주셨고, 다른 분들은 답장도 없으시고 오지도 않으시고... 쩝;;
이미 방수 페인트 재료(액체와 분말)들을 모두 섞어 놓은터라, 어쩔 수 없이 저 혼자 빌라 현관 지붕으로 올라가서 방수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도 방수작업은 처음인지라 한번만 칠하면 될 줄 알았었는데요. 알고보니 마르고 나서 최소 2번 이상은 서로 교차를 해가며 다시 칠을 해야 한다고 사용방법에 써있더군요...
그래서 오후에 다시 한번 더 칠을 하고, 그래도 방수 페인트가 남았길래 머리를 자르고 와서 저녁에 다시 한번 더, 총 3번을 칠했습니다. (설마 다시 또 비가 새지는 않겠죠?)
어차피 방수페인트를 칠해야 할 현관 지붕은 그리 넓지가 않습니다.
길이가 대략 2m 정도에, 넓이가 대략 70cm 정도 되는 협소한 공간이라서 한 사람은 칠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옆에서 살짝 도와만 주면 되기 때문에 사실 많은 사람은 필요치가 않았습니다.
(다만 1층 높이의 지붕이라서 다소 위험해 보이긴 하다는 것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참석을 하시라고 문자를 보냈던 이유는, 우리가 사는 우리의 빌라를 위해서 자신도 참여를 했다는 스스로의 자부심과, 나온 김에 겸사겸사 빌라의 주민들끼리 간만에 얼굴도 본다는 것에 대해 의를 두고 싶었습니다.
설마 아무도 안나오실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었기에 솔찍히 우리 빌라 사람들에게 좀 섭섭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요. 모두에게 아침에 문자를 보냈었기에 적어도 오다 가다 현관 지붕 위에서 혼자 방수페인트 칠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 도와 주실 줄 알았었지만 그것도 저의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와 줄 생각은 전혀 안하시고, 단지 수고가 많다는 말씀들만 하시면서 그냥 가버리더군요...;;
아무도 안하겠다는 반상회 총무를 남자인 제가 거의 등떠밀리다시피 하게 되었고, 단지 총무라는 이유로 회계장부 정리와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도 반상회비는 똑같이 내고...
(사실 지난번 반상회에서 총무는 반상회비를 면제 해 주자는 안건이 나왔었을 때에는 총무를 하겠다는 분들도 계셨었지만 어떤 분께서 총무도 똑같이 반상회를 내야 한다며 테클을 거시는 바람에 아무도 안하겠다고 했었거든요...;;)
10원짜리 하나 받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저 혼자 뛰어 다녀야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마저 들었었는데요. 어제 혼자서 방수작업을 하는 내내 왠지 우리 빌라의 주민들에게 낚였다는 묘한 기분과 섭섭함은 감출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나마 빌라의 주민 중에 한분께서, 저녁 마지막 방수칠을 하는 저의 모습을 보시고는 미안하다며 마무리 작업을 도와 주시더군요. 그분께는 감사를 드립니다... ^^*)
그리고 집 뒤에 있는 화단의 나무뽑기...
저희 빌라의 뒷쪽에는 작은 화단(약 2평)이 있는데요. 그 화단은 우리 빌라가 처음 분양을 할 당시, 신규 입주자였던 저희 누님께서 그 만큼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구입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집 베란다를 통해서만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 진 작은 화단이죠...
그런데 지금까지 15년 넘게 계속 방치를 하다시피 했더니 그동안 나무도 자라고 풀도 너무 무성하게 자라서, 어제 큰맘 먹고 나무들과 풀들을 모두 뽑아 버리고 텃밭처럼 만들었습니다.
그곳에 상추라도 심으면 좋겠다 싶어서 작년부터 마음을 먹었었지만 그동안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 귀찮아서 계속 미뤄 왔었던 일 인데요. 어제 결국 큰맘 먹고 실행을 했던 것입니다.
나무와 풀을 다 뽑고 바닥을 고르고 나니, 얼추 작은 텃밭처럼 자세가 나오더군요...ㅎㅎ
어제 비록 생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년에는 우리가 직접 키운 싱싱한 상추와 채소들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