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2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중매를 잘 서면 술이 석잔이요, 못서면 뺨이 석대라 했던가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을 다른 누군가에게 소개시켜 준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것은 비단 중매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고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듯 싶습니다.
얼마 전, 평소 저의 블로그를 즐겨 보신다는 분께서 중고차 렉스턴을 구입하려는 제부의 부탁을 받고 저에게 전화를 주셨다가 오늘 본의 아니게 민망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셨거든요...;;
저에게 전화를 주셨던 분은 시종일관 예의를 갖추시고, 현실적인 부분까지도 배려를 해주셨던 분이셨는데요. 오늘 비록 저의 실수는 아니었지만 어쩌다가 이러한 민망한 상황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오히려 제가 더 죄송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내용인 즉, 몇 일 전에 렉스턴을 찾으시던 분이 계셨었습니다.
본인이 타시려는게 아니라, 조만간 제주도로 이사를 가는 동생네가 탈 렉스턴이라고 하셨는데요. 동생네가 타시든, 옆집 아저씨가 타시든, 중고차의 구입 의뢰를 받은 저로서는 아무 렉스턴이나 막 판매를 할 수는 없었기에 심도있는 상담을 시작 했습니다.
우선 제주도라면 바닷가라는 지역의 특성상 공기 중에 염분이 많아서 부식이 잘되는 편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단순교환도 없는 무사고의 렉스턴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사고가 있으면 수리를 했던 부위는 손을 안댓 부위들보다 훨신 더 빠르게 부식이 되거든요...)
그리고 주로 단거리 출퇴근을 하는 서울과는 달리, 제주도는 도시와 도시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가급적이면 주행거리가 짧은 렉스턴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주행거리가 짧은 렉스턴으로 권해 드렸던 또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주행거리가 많으면 잔고장의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제가 알고 있는 쌍용차들은 주기적인 관리와 정비만 잘 하신다면 50만키로도 끄떡없긴 하지만, 한번 고장이 나면 현대나 기아등 다른 메이커의 중고차들 보다는 수리 받기도 어렵고, 수리비용도 꽤 비싼 편입니다.
특히 제주도는 서울 보다는 정비요금 면이나 정비를 받으시기가 불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가급적이면 주행거리가 짧은 렉스턴을 권하게 되었던 것이죠...
여기서 잠깐, 렉스턴의 연식에 따른 명칭들과 엔진들에 대해서 잠시 알아 볼까요?
무쏘의 명성을 이어받은 렉스턴은 2001년에 처음 출시가 되었는데요. 초기의 렉스턴은 기본의 무쏘 엔진인 부란자타입의 2,900cc 120마력 터보인터쿨러 엔진이었다가, 2002년 9월부터 CRDi 타입의 132마력 터보 인터쿨러 엔진이 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식 부터는 뉴렉스턴이 출시가 되면서 기존 2,900cc 120마력의 터보인터쿨러 Ti 엔진에 170마력의 2,700cc EDi엔진이 추가가 되었고요. 2006년 부터는 렉스턴2로 명칭이 바뀌면서 터보인터쿨러 Ti엔진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004년식 이후의 뉴렉스턴 중에서 Ti엔진과 EDi엔진의 차이...
170마력 2.7 EDi 엔진은 120마력의 2.9 터보인터쿨러 Ti엔진보다 배기량은 작으면서 마력수는 월등히 높고, 거기에 연비도 꽤 좋은 편이라서 당연히 Ti 엔진보다는 EDi엔진이 인기도 좋고 가격도 비싼 편이랍니다... ^^*
일단 렉스턴의 구입 예산을 들어보니, 2004년식 정도의 뉴렉스턴 중에서 찾아봐야 했습니다.
저희 매장에서 뉴렉스턴을 알아 봤더니 주행거리 10만키로 전후의 2004년식 터보인터쿨러 Ti 엔진 3대와 주행거리 6만키로대의 2005년식 EDi엔진이 하나 있더군요...
사실 저의 입장에서는 Ti엔진을 팔으나 EDi엔진을 팔으나 상관은 없습니다만, 제주도에서 운행을 하실 계획이라면 예산을 올리시더라도 이왕이면 주행거리 6만키로대의 2005년식 EDi엔진이 더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손님께서도 주행거리 짧은 EDi 엔진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서 어제 제가 미리 가서 확인을 해 봤었는데요. 막상 확인을 해보니, 안타깝게도 4륜을 넣을 때 가끔씩 체크엔진이 떳었지만 정작 차주는 수리를 안하고 그냥 팔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일반 손님들이나 딜러들 중에서도 대부분 4륜은 확인을 잘 안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희 매장에 있는 주행거리 6만키로 짜리 EDi 엔진의 뉴렉스턴은 추천을 해드리지 못했고, 결국 손님들께서는 급한 마음에 어제 다른 매장으로 가서 뉴렉스턴을 보러 가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렉스턴의 상황이 종료되나 싶었는데 어제 저녁, 손님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더군요...
어제 보고 온 뉴렉스턴은 주행거리 20만키로대의 터보인터쿨러 Ti 엔진으로 카센터에 가서 확인을 해보니 여기 저기 수리를 해야 할 곳들의 견적이 무려 300만원어치나 나와서 구입을 못했다며 저에게 다시 알아 봐 달라는 부탁을 주셨습니다.
(사실 주행거리가 20만키로대라면 당장 운행하시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으시겠지만 특히 쌍용차들은 수리비용이 다소 비싼 편이라서 마음에 들도록 정비를 하시려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 사실이거든요...ㅎㅎ)
다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SUV라면 반드시 렉스턴이 아니어도 되고, 굳이 4륜 구동이 아니어도 된다고 하시길래, 순간적으로 저는 제가 타고 다니는 투싼을 조심스럽게 권해 봤었습니다.
(사실 제가 타고 다니는 투싼은 당장 팔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면 이것이 바로 중고차 딜러들의 직업근성이 아닌가 싶네요...ㅋ)
일단 제가 타고 다니는 투싼의 내용을 말씀 드리자면, 은색 투톤의 2007년식 MX등급으로 당연히 단순교환도 전혀 없는 완전 무사고에, 주행거리는 이제 딱 5만키로가 되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손님의 예산에도 얼추 근접하고, 뉴렉스턴 보다는 연식과 주행거리가 짧아서 잔고장의 위험도 적은 데다가, 완전 무사고 차량이라서 제주도에서도 부식의 위험이 적은 듯 싶어서 어쩌면 손님께는 어울릴 것 같다는 판단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투싼은 렉스턴 보다는 아랫 등급이라서 트렁크의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렉스턴이 아무리 크다한들 트렁크에 화물차 만큼의 많은 짐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투싼이 아무리 작다한들 2열 시트를 접으면 큰 자전거도 접지 않고 들어가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까지 설명을 드리면서 혹시나 싶어 권해 드렸던 것입니다.
(솔찍히 어떻게든 제 투싼을 팔아 보려는 욕심 보다는, 진심으로 손님과 제부분을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권해드려 봤던 것입니다.)
최종 결정권자는 문의를 주신 분이 아니라, 구입 당사자인 손님의 제부...
손님께서도 괜찮은 것 같다시면서 일단 제부에게 물어 본다고 하셨는데요. 구입 당사자인 제부께서도 투싼을 보고싶다 하시길래, 오늘 오전에 만나 뵙기로 약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손님(제부)께서 원하시는 조건은, 일단 자신이 있는 경기도 구리시로 투싼을 끌고 오고 다시 경기도 마석에 있는 지인의 카센터로 가서 엔진커버를 열고 꼼꼼하게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20만키로 짜리 렉스턴도 그런 식으로 했었다고 하셨는데요.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차 없다고, 하물며 20만키로를 주행한 디젤차량을 꼼꼼하게 뜯어서 확인을 했었으니 당연히 마음에 안드실 수 밖에요...ㅋ)
일반적으로 중고차를 보거나 구입하기 위해서는, 손님들께서 직접 차가 있는 곳이나 중고차 매장으로 방문을 하시는 것이 대부분이고 관례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매매상사 앞으로 이전 된 상품용 중고차들을 딜러들이 임의로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었는데요. 하지만 요즘에는 구청에서의 단속도 심하고, 상품용 중고차들은 번호판을 떼어서 조합에 보관을 하기 때문에 지금은 상품용 중고차를 끌고 손님이 계신 곳으로 가져가서 보여 드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초보딜러 시절에는 제가 매입을 해온 중고차를 팔아보기 위해서 손님이 원하시면 계시는 곳까지 가져가서 보여 드렸던 적이 있었지만 출발 전에 있는 그대로를 다 말씀을 드렸음에도 그 결과는, 단 한 번도 계약이 성사 되었던 적이 없었다는 것...ㅋ
하지만 투싼은 제 명의로 되어 있고, 엔진과 밋션등 차 자체에는 워낙 자신이 있었기에 흔쾌히 손님(제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을 잠시 미루고 경기도 구리시로 투싼을 끌고 가서 손님을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손님(제부)께서는 투싼의 트렁크를 열어 보시고, 투싼의 전체적인 모습을 가볍게 보시더니만, 미안하지만 투싼은 안되겠다고 하시더군요... ㅠ,.ㅠ;;
어제 저는 분명히 렉스턴보다는 트렁크가 좁다는 것과 가격까지도 다 말씀을 드렸었는데 오늘 뜬금없이 투싼은 안되겠다고 하시니 저는 딱히 할 말이 없더군요...
사실 저는 오늘 아침 출발 전에 손님께, 혹시 제 차가 마음에 안드시면 굳이 마석에 있는 카센터까지 갈 필요는 없으니 미리 말씀을 주시라는 부탁을 드렸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차에 특이한 문제점을 발견 하셔서 마음에 안드시는 상황이었을 뿐, 투싼이라는 차 자체가 마음에 안드시면이라는 뜻이 결코 아니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손님께서는 단지 투싼이라는 차가 어떤건지 그리고 트렁크의 크기와 공간의 활용도를 눈으로 직접 보고 싶으셨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오늘 아침 출발 전,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그래도 다행인 것은, 경기도 마석의 카센터까지 가서 투싼을 다 뜯어보고 이유도 없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시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 상황임은 분명 했고, 물론 그 정도로 몰상식한 분은 아니신 듯 했지만 어쨋거나 아침의 제 기분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에게 중고차를 구입하셨던 분들이나, 저라는 사람을 잘 알고 계시는 분들 중에서는 중고차를 구입하시려는 주변 분들께 저를 소개시켜 주시는 경우가 꽤 많으십니다.
소개를 시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입 당사자와 제가 직접 상담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주시는 것인데요. 그래야 구입 당사자의 원하시는 조건들을 제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고, 제가 확보한 중고차들의 내용을 좀더 상세하게 설명드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렉스턴을 찾으시는 제부를 소개시켜 주신 분께서는 제부와 제가 직접 상담을 하게 해주셨던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저와의 상담 내용을 제부에게, 그리고 제부의 원하는 조건들을 저에게 전달하시는 과정에서 약간의 오류가 발생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소개만 시켜 주시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하면 어차피 제가 먼저 실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분명 오늘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보고요. 어쨋든 양쪽에게 도움을 주시려다가 중간에서 괜한 민망함을 겪으신 손님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맘 이해 하시죠? ^^*
마지막으로 현직 중고차 딜러인 제가 장담컨데, 손님(제부)께서는 이런 식으로는 절대로 중고차를 구입하실 수가 없습니다.
설령 이런 식으로 구입을 하신다 해도 결코 내용이 좋은 정상적인 중고차는 못사실테고요. 그래도 혹시 그런 식으로 중고차를 구입 했는데 어쩌다 만일 지극히 정상적인 내용의 중고차를 구입하게 되신다면...
그날 당장 로또복권을 구입하시길 강력하게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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