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부장입니다... 꾸뻑 ^^*
제가 근무하는 서울 강남 중고차 매매단지에는 중고차 매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중고차를 골라드릴 수가 있습니다.
다만, 손님들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금액과 실제 중고차의 가격들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금액이 맞질 않아서 못구해 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제가 만일 허위매물을 하는 딜러였다면 가격이 맞지 않아도 무조건 오시라고 하게 될껍니다.
아니 굳이 허위매물을 하는 딜러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대부분의 딜러들은 일단 매장에 오시게끔 유도를 하고, 손님들의 예산에서 크게 벗어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단 손님의 마음에 들만한 괜찮은 중고차를 보여드린 후, 어떻게든 계약을 하시게끔 상황을 만들려 할껍니다. (여기서 손님들의 마음에 드실만한 괜찮은 중고차를 보여드리는 것이 컨셉~ㅋ)
그렇게 해서 일단 손님으로부터 계약금을 받게 되면, 차량에 특별히 큰 문제가 없는 이상 환불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손님들께서는 후회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부족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여기 저기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손과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 다니셔야 할껍니다.
손님들께서 부족한 돈을 빌려 오시든, 훔쳐 오시든,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그다음 부터는 딜러의 입장에서는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러한 판매 방식은 저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저는 손님들께 안되는 것은 안되신다고 미리 말씀을 드리는 편입니다.
손님들께서 원하시는 조건에 맞는 매물이 없거나, 가격이 맞지가 않는데도 무조건 오시라고 한다면 솔찍히 그건 서로의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것이잖아요... ^^*
얼마 전, 싼타페를 찾으시던 손님이 계셨었습니다.
일단 원하시는 조건은 반드시 썬루프가 있어야 하고, 내외관이 깨끗한 무사고여야 하며, 특히 주행거리가 5만키로 안쪽이어야 한다는 조건이셨습니다.
특히 주행거리 쪽에 많은 무게를 두시길래 저는 2008년식이나 2009년식 정도의 뉴싼타페를 찾으시는 것인 줄 알았었는데요. 그런데 상담을 하다보니 원하시는 차량이 뉴싼타페가 맞긴 맞았습니다만, 정작 손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예산은 7백만원 정도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7백만원 정도의 예산이라면 썬루프가 있고 없고, 내용이 좋고 안좋고를 따지기 이전에 뉴싼타페는 무조건 안되고, 구형 싼타페 중에서도 맨 나중에 나온 2004~2005년식 마저도 맞춰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대략 2002~2003년식 정도의 구형 싼타페를 알아봐야 하는데요. 문제는, 10년이나 지난 구형 싼타페들 중에서는 주행거리 5만km 미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손님께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더니, 손님께서는 일단 구형 싼타페는 디자인이 싫고, 결정적으로 2002~2003년식은 너무 오래 되어서 안된다시며, 거의 막무가네 식으로 저에게 7백만원에 맞는 뉴싼타페를 찾아봐 달라고 하시더군요...ㅋ
저는 시세가 1,400만원인 중고차(주행거리 짧고, 옵션과 내용이 괜찮은 뉴싼타페)를 7백만원에 구해드릴 수 있는 신통한 능력은 절대로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설정하신 예산에 맞추시려면 눈높이를 많이 낮추셔야 하고, 만일 눈높이를 못낮추시겠다면 예산을 많이 올리셔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저의 답변에 설득력이 있었던 모양인지 결국 손님께서는 예산을 올리시기로 했습니다. 그럼 1천만원까지... ㅡㅋ
솔찍히 말씀을 드리면, 1천만원으로도 멀쩡한 뉴싼타페는 구하실 수가 없습니다.
주행거리가 30만키로 정도이거나, 물에 퐁당 빠졌었거나, 아니면 한바퀴 이상을 굴렀던 뉴싼타페라면 모를까, 무사고에 주행거리 짧은 정상적인 내용의 뉴싼타페는 절대로 구하실 수가 없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갑자기 다른 딜러들은 1천만원이나 1천만원 초반이면 구할 수가 있다는 것 같은데 저는 왜 안되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저는 손님께 어떤 답변을 드려야 할까요?
저는 당연히 1천만원에 뉴싼타페를 구해줄 수 있다는 딜러분에게 가서 구입을 하시면 된다는 말씀을 드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설령 내용이 안좋아도 정말로 1천만원에 구하실 수만 있다면 무조건 계약을 하시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절대로 비꼬는 말투가 아닌, 최대한 표시를 안내면서 말이죠...ㅎㅎ)
그랬더니 손님께서는 그래도 구입은 꼭 저에게 하고 싶다시면서 내일 새로운 매물지가 발행이 되면 꼭 좀 찾아 봐 달라고 하시더군요...;;
아... 분명 내일이 되어도, 아니 해가 바뀌어서 내년이 되어도, 아마 무사고에 주행거리 짧고 옵션 많은 1천만원짜리 뉴싼타페는 없을텐데...
저는 지금 감기(독감은 아니고, 콧물감기...ㅋ)가 심하게 와서 몸이 슬퍼하고 있는 중인데요. 제가 무슨 중고차의 달인도 아니고, 갑자기 제 능력 밖의 숙제가 하나 생긴 것 같아서 마음까지도 급 슬퍼지려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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