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0일 토요일... 안녕하세요... 중고차 사이사이 오남희부장입니다... 꾸뻑 ^^*
오늘은 오전 일찍 마티즈를 찾는 손님이 오시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평소 제가 매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거의 대부분 오전 10시 전후인데요. 공교롭게도 어제 젠트라X와 아반떼 손님들께서 모두 수표(다행히 제가 거래하는 은행의 수표)와 5만원권들을 주시는 바람에, 오늘은 아침 출근길에 잠시 은행엘 들려야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손님께 넉넉하게 오전 11시쯤에 오시라고 말씀을 드렸었지만, 예상 밖으로 손님께서는 오전 10시 쯤에 벌써 매장에 도착하셨다는 연락을 주셨더군요...
약속했던 시간보다 일찍 오셨다고 뭐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ㅎㅎ
보통 약속시간 보다 먼저 도착하시는 분들의 성격을 보면 대부분 준비성이 철저하신 분들이시기 때문인데요. 사실 저도 누군가와 약속을 하게 되면 늦게 도착하지 않기 위해서 미리 미리 준비를 하고, 혹시나 가는 길이 막히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조금 일찍 출발을 하는 편입니다.
준비성 하니까 문득 어린 시절의 제가 생각이 나네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준비성 하나 만큼은 워낙 투철한 편이어서 학교 준비물이 있으면 무조건 전날 밤에 챙겨 놓고 잠을 자야만 하는 성격이었는데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준비물들을 깜빡 잊고서 그냥 학교엘 간 적이 참 많았다는... ㅡㅋ
오늘 제가 약속시간 보다 일찍 도착하신 손님의 이야기를 주제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다른 업종들도 그렇고, 다른 매장들도 그렇지만, 저희 매장 역시도 항상 삶이라는 전쟁터와 같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먼저 매장에 도착하시거나 제가 다른 손님을 뫼시고 있는 상황에서 불쑥 매장에 도착하셨다며 연락을 주신 손님들은 어쩔 수 없이 일정 시간동안에는 분명 매장 안에서 혼자 서성일 수 밖에 없을텐데요. 그 상황에서 중고차 딜러들은 척 보면 손님인지 딜러인지가 구별이 되기 때문에 절대로 그냥 놔 두질 않습니다.
특히 저희 매장은 약간 외곽진 곳에 위치 해 있기 때문에 구경삼아 오시는 분들은 많지가 않고, 대부분 허위매물을 보고 오시거나 오늘 손님처럼 미리 약속을 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임자없는 손님(담당딜러가 없는 손님)을 발견한 딜러들은 일단 명함을 줌과 동시에 얼마짜리 무슨차를 보러 오셨냐고 물어보면서 손님을 가로채려는 시도를 많이 합니다.
만일 허위매물을 보고 오신 손님인 듯 싶으면 자신은 양심적인 딜러인 척 하며 허위매물에 대한 비판을 아낌없이 하고, 반대로 정상적인 매물을 보고 온 손님인 듯 싶으면 그 차량은 문제가 있는 차량이라거나 아니면 자신은 더 싸게 줄 수 있다며 손님을 가로 채려고 하죠...
간혹 아주 못된 딜러들의 경우엔 이것도 저것도 안먹히는 손님들께 때로는 시세 이하의 금액을 살짝 불러주면서 나도 못먹고 너도 못먹고 누구도 못먹게끔 의도적으로 꼬춧가루를 뿌리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ㅎㅎ
저 역시도 돈을 벌기위한 목적으로 매일 아침 삶의 전쟁터인 매장으로 출근을 합니다.
저의 부덕으로 손님과 인연이 닿지 않는 경우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손님과의 약속이 살짝 어긋나서 그런 식으로 손님을 뺏기게 된 경우엔 가끔은 눈뜨고 강간 당한 기분마저도 들 때가 있는데요. 다행히 오늘 손님께서는 약 10분 정도의 시간을 혼자서 잘 버텨 주셨더군요...ㅎㅎ
분명 중간 중간에 명함을 주는 딜러들이 많았을텐데도 저만 바라봐 주셨던 고마우신 손님...
덕분에 저는 오늘도 고등어값을 챙길 수 있었고, 손님 역시도 기대하셨던 것 이상의 만족스런 결과를 보게 되었는데요. 예산이 워낙 부족하다는 것을 손님께서도 알고 계셨었기에 애초에 그림같은 마티즈는 아예 기대도 안하셨던 눈치였지만, 결국 기다려 주신 보람으로 예상 밖의 아주 그림같은 마티즈를 갖고 가시게 되었거든요...ㅎㅎ
오늘 갖고가신 마티즈는 99년식 10만키로 주행의 딸랑 리어판넬(빽판넬)만 교환 된 가벼운 사고차...
중고차를 구입하시려는 손님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온리(only) 무사고차량만을 고집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만일 예산이 부족하다면 오늘의 마티즈처럼 운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가벼운 사고차량도 굳이 나쁘진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마티즈나 모닝같은 경차들은 사고차로 분류가 되는 앞뒤의 지지판넬등이 범퍼와 워낙 바짝 붙어있기 때문에 중형차나 대형차들의 단순 범퍼만 교환할 정도의 아주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사고차로 분류가 되는 경우가 참 많기 때문...
보통 가벼운 사고차라 함은 중고차의 성능점검표에는 분명 사고차로 분류가 되지만 교환 된 부위를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사람도 안다치고 차량에도 큰 충격이 없었을 법 한 놈을 말하는데요. 요즘엔 과잉 보험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교환이 필요 없는 문짝이나 휀다들도 일부러 교환 한 차량들도 생각보다 많이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잘만 고른다면 사고차라는 이유 만으로 꽤 내용이 괜찮은 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을 하실 수도 있답니다...ㅎㅎ
예산이 부족했던 오늘 손님께도 가벼운 앞삼박만 또는 뒷쪽의 리어판넬과 트렁크등만 가볍게 교환된, 98년식 10만키로 전후의 나름 괜찮은 사고차 위주로 놈들을 미리 찍어 놓고 보러 다녔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돈이 안되는 중고차들이라서인지, 차주들이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탓에 광택들도 안내어 놓고 먼지가 수북히 쌓인, 거의 방치 수준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러던 중 맨 마지막에 보게 된 놈이 눈에 확 들어 오더군요...
99년식 10만키로 주행의 딸랑 리어판넬만 교환 된 놈으로, 가격도 98년식과 같았고 상품화 과정을 워낙 깔끔하게 해 놓아서 마치 군계일학이라는 표현 말고는 더이상 적당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봤던 4대의 차량들과는 전혀 비교의 대상이 되질 않았습니다.
내외관만 깨끗했던게 아니라 시운전을 하는 과정에서도 전혀 흠잡을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 했으니 이쯤 되면 누구라도 선택의 여지는 없어 보이죠? ㅎㅎ
손님보다 조금 늦게 온 저를 잘 기다려 주시고, 수덕까지 많으셨던 덕분에 오늘도 저는 고등어값을 벌 수 있는 횡재를 했던 것 같고요. 어쨋거나 기대하셨던 것 이상으로 마음에 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니 오늘도 보람을 느낀 하루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구입하신 마티즈가 처음 구입하는 중고차라고 하시던데, 오늘의 선택이 후회 보다는 만족을 더 많이 느끼시게 되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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