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생과 저녁에 바람쐴 겸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 갔습니다. 요즘 패션트랜드도 구경하고, 한참 여름 시즌오프세일 기간이라 가격도 괜찮은 물건이 많더군요.
우연히 들린 매장에서 모델같이 생긴 남자가 셔츠를 입어보고 있었습니다. 얼굴과 몸매 느낌이 딱 '배정남' 같은 스타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지나쳤지만 여동생을 포함한 주변 여자들은 한번씩 시선을 빼앗기더군요. 그러고나서 한 매장에서 티를 보는데 동생이 이쁘다며 타이트한 반팔티를 추천해주는 것입니다. 송승헌이나 권상우같은 사람이 입으면 잘 어울릴만한 느낌나는 반팔티였는데
제가 웃으면서.. '아직 니 머리속에 아까 그 배정남 잔상이 남아있나보다' '심리적으로 지금 이 옷이 니눈에 이뻐보일 수 밖에없다' 라고 하자 엄청 싫어하더군요!
오빠는 말할때 항상 모든걸 안다는 듯이 결론지어서 말한다고 말이죠.. 자기가 무슨 사물을 꿰뚫는 혜안을 가지고 한번보면 다른사람 생각을 안다는 듯이 판단하는 게 너무 싫답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자기 속마음을 제가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조금 부끄럽기도 했나봅니다. 남매라 별 뜻없이 말했는데 다시생각해보니까 일반적인 경우에, 여자라면 자기 마음을 들킨듯 한 느낌에 매우 당황했을 겁니다.
이 상황을 조금 확장해서, 남녀관계에 적용시켜보면, 남자가 고백을 하거나 호감을 표시할때,
절대 "난 니가 이미 나 좋아하는거 아니까, 그만 튕기고 그냥 내가 사겨줄게" 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아무리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라도 도망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상대방이 자기마음을 훤히 알고있다는 생각이 들면 뭔가 자신이 벌겨벗겨진듯한 느낌이 들겁니다.
남자와 남자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들거나 비지니스를 위한 관계에서도 "난 이미 너보다 우월하다. 내가 너랑 말섞어주는거 고맙게 생각해"
혹은
"난 당신의 상황을 알고있고, 당신이 말하는 의도를 다 파악하고있다. 당신은 내 서비스를 어차피 선택할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 내가 적당히 기어주면 넌 계약서에 사인만 해라." 라는 식으로 접근을 한다면,
설령 그것이 명백한 사실일지라도 상대방은 당혹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한 개인이 자존감을 다치는 아주 치명적인 사례입니다.
동물이나 인간사회 모두 먹이사슬로 이어져있는 피라미드 구조입니다. 동물세계에서는 가장 힘센동물이 왕이 되지만 도덕규범과 윤리법도가 지배하는 인간사회에서는 가장 힘이 센자가 가장 힘이 센척을 하면 사회로부터 배척을 당하게 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 "노블리스오블리제" 의 정신이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짜 부자일수록 검소하고 지식인일수록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는 어떻게 보면 그들의 생존전략이자 사회갈등을 방지하는 자세입니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방법입니다. 말로써 천냥빚을 갚을수도 있고, 사람을 죽일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라고 시작되는 대화는 그 내용이 진실되고 거짓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대화의 내용보다는 방법에 의해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솔직한 말이라도 조금 돌려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화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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